진중권 “게임중독, 증상 아닌 원인 봐야”

일반입력 :2013/12/11 23:14    수정: 2013/12/12 10:52

“게임중독의 원인은 상당히 복잡하다. 다차원 방정식과 같다. 수많은 변수가 있다. 그럼에도 원인이 아니라 증상만을 찾는 게 문제다.”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는 11일 서울 선릉역 인근 D캠프에서 진행된 ‘게임 마약법 반대 대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는 일명 ‘게임중독법’에 쓴소리를 가했다. 그는 이 법안을 두고 게임중독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아닌 증상만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4월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중독예방 관리 및 치유에 관한 법률안’, 즉 게임중독법을 두고 한 말이다. 한마디로 게임중독이 문제라면 증상만 볼 게 아니라, 중독이 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옳다는 설명이다.

먼저 진 교수는 지금의 게임중독법 논란에 대해 사회적 무의식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에 관한 담론과 논쟁들 밑에 깔린 무의식적 욕망을 꺼내 의식화 시킬 때 지금의 소모적인 논쟁도 끝나지 않겠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게임을 하면 폭력적으로 변한다는 일각의 억측에 대해서도 “게임은 폭력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게임 규제 관련 법안들이 대부분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의원들로부터 발의됐다고 지적하며 게임을 바라보는 편협적인 시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진 교수는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 뒤에 학부모 단체, 기독교 단체, 그리고 의사 단체가 있다면서 결국 이들이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논리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자기들만의 방식과 이론으로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이들의 문제를 해결 하겠다는 속내가 숨어있다는 주장이다.

진중권 교수는 “진짜 문제는 학부모 공부 중독인데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실제의 문제를 가리고 있는 것이 진짜 문제”라며 “강박적으로 법안을 발의하는 법안 중독 역시 사회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나아가 진 교수는 게임이 가족과의 단절을 만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가족과 단절 얘기는 이미 1950년대부터 티브이와 함께 제기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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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차 그는 “왜 아이들이 중독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원인은 공부인데 증상만 해결하려다 보니 법안 뇌를 갖는 것 아니겠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신의진 의원이 갖고 있는 게임에 대한 편견과 무의식을 드러내야 한다”며 “학부모서의 반성 없는 의식, 그리고 기독교적 사고방식, 의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말로 게임중독의 본질과 원인을 찾아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